세월에 대한 그리움
세월에 대한 그리움
문득 아무 이유 없이 옛날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다.
특별히 좋았던 기억만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 시절의 공기와 표정, 그때의 나 자신이 자꾸 떠오른다. 세월이란 참 묘하다. 지나갈 때는 그렇게 빨리 가라고 등을 떠밀더니, 돌아보면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멀리 가버린다.
어릴 적에는 하루가 그렇게 길었다. 해가 지는 것조차 아쉬워하며 더 놀고 싶어 했고, 내일이 기다려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하루는 눈 깜빡할 사이에 끝나고, 한 해가 지나간다. 그 속도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면서도 자꾸 과거를 바라보게 된다.
그때는 몰랐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이, 사실은 가장 많은 것을 가지고 있던 시간이었다는 걸. 걱정은 작았고, 웃음은 컸으며, 사람들의 마음은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었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놓쳐버렸다.
세월에 대한 그리움은 단순히 옛날이 좋았다는 후회가 아니다. 그 시절의 순수함, 느림, 진심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지금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그때의 나를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따뜻해진다.
아마 세월은 계속 흘러갈 것이다.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 그래서 더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금 이 순간 또한 언젠가 다시 그리워질 ‘세월’이 된다는 것. 그러니 오늘만큼은 조금 천천히, 조금 더 마음을 담아 살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세월은 지나가지만, 그리움은 우리 안에 남아 오래도록 숨을 쉰다.